지식나눔

적극행정 vs 소극행정. 윤주영 조회수 : 761
며칠 전 지방에서 건설업을 하는 지인의 하소연을 듣게 됐습니다.
 
건물을 다 짓고 준공검사를 신청했는데, 관련기관들의 책임 전가로 인해 곤란을 겪고 있다는 것. 적법한 업무처리에 대한 괜한 민원일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사연을 자세히 들어보니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당초의 건축허가와 관련해서 담당자들의 업무소홀이 지금에 와서 뒤늦게 발견되었는데 이로 인해 문책을 받을까 두려워서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준공처리를 미루고 있는 것. 건축주인 지인이 많이 답답하고 억울할 상황임이 분명했습니다. 행정용어로 말하자면 기관의 내부 사정이나 기관 간 업무 핑퐁으로 인해 국민의 불편을 야기하는 전형적인 “소극행정” 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소위 “소극행정”은 근절되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묵묵히 복잡하고 어려운 민원처리에 고생하는 공무원들의 애환과 노력이 무색해지기도 합니다.
 
이를 없애보려고 반대인 “적극행정” 에 대해서 포상도 하고, 논란이나 쟁점이 되고 있는 정책이나 민원사항에 대해서 외부 감사기관의 사전 감사를 통해서 미리 적법성을 부여함으로써 업무수행 기관이나 담당자들이 문책을 걱정하지 않고 소신껏 업무처리를 하게 하는 제도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물론 이를 통해 국민들의 걱정이나 피해가 줄어들기도 합니다.
 
올봄에 진달래마을로 이사 와서, 십수 년 만에 다시 부천시민이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이쯤을 지나 송내역 쪽으로 소풍을 갔었고, 겨울에 논이 얼면 썰매를 타며 놀았던 곳입니다.
 
그런데 이 곳은 지금, 한전이 강행하려는 특고압선 매설 문제로 인해 주민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주민들의 우려를 잘 알기에 많은 분들이 해결방안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겠지만, 함께 필요한 것은 업무계획 변경의 결정권을 가진 이들에게 문책이나 처벌의 가능성을 없애 주는 조치가 아닐까 싶습니다.
 
추가적인 예산지출에 따른 책임과 지금까지 수행된 업무처리의 타당성 논란 등을 감수하면서도, 주민들의 우려를 줄이는 방향으로 담당기관의 시선을 돌리게 하려면, 그러한 변경을 적극적인 행정으로 간주하여 앞으로 진행될 결정과 절차에 대해 사전에 정당성을 부여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자신들의 결정에 대한 책임에서 홀가분해질 때, 법규와 기계적 형평성 등에 함몰되지 않고 다수의 효익을 제고할 방향으로 정책을 검토할 동기가 부여되지 않을까요.
 
그러한 조치를 이끌어 낼 권한을 가진 분들의 관심과 분발을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