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나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윤주영 조회수 : 308
부천시 감사관으로서 담당했던 업무 중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했던 것이 다양한 민원에 대한 조사나 확인이었습니다.
 
계약, 예산지출, 조세부과, 채용 등의 공정성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분들, 정책집행, 인허가 및 각종 행정처분 등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분들, 공무원의 불친절과 부작위 등으로 인하여 마음이 상하고 손해를 입었다는 분들, 누구도 동의할 수 없는 억지스러운 본인의 주장만 반복하는 분들,
 
익명 투서의 형태로 자신이 속한 공조직이나 동료의 잘못을 제기하는 분들,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또는 사적이익을 챙기기 위해서 민원의 형태로 부담과 압력을 주는 분들, 제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눈의 티끌만 크게 보이는 분들,
 
때로는 출근하기가 싫을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부담스러웠던 업무였지만, 어떠한 책에서도, 어떠한 교육에서도 접할 수 없는 날 것 그대로의 생생한 경험으로 남았습니다.
 
세상의 필요와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법령의 한계를 탓하기 전에,
공조직의 경직성과 소통의 부재를 성급하게 힐난하기 전에,
 
민원인의 이기심과 인간의 본성을 탓하기 전에,
듣기 싫은 주장을 옳지 않은 것으로 예단하기 전에...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는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자신이 제기한 민원을 돌아보고,자신이 처리할 민원을 바라본다면,
 
생업 전선을 지키는 시민의 마음과, 민원처리를 앞둔 출근길 공무원의 발걸음에,
무거움이 덜해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