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나눔

지방자치단체의 기금운용에 대해서 윤주영 조회수 : 389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와 함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을 구성하는“기금”이 있습니다. 부천시의 경우 2020년 예산 기준으로 10개의 개별기금 합계 약 7백억 원이 운용되고 있네요. 경기도와 같은 광역자치단체는 그 규모가 수조 원이 넘습니다.
 
기금은 재난대비와 관련된 경우처럼 법률에 의해서 적립이 강제되는 분야도 있고, 행정목적의 달성 또는 공익상 필요에 의해서 별도의 조례를 마련해서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적립할 수도 있습니다. 부천시가 운영하고 있는 문화예술발전기금, 노인복지기금이 그러한 경우에 해당합니다.
 
표준적이고 효율적인 관리가 될 수 있도록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기본법, 행정안전부의 예규 등에는 설치와 존속, 운용과 성과분석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제도와 절차가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만, 일반회계 등에 비해서 기금에 대해서는 그간 관심은 물론 문제제기나 개선요구 또한 별로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갖가지 정책과 과제에 당면한 지방자치단체는 늘 돈이 모자랍니다. 따라서 적지 않은 자금이 오랜 기간 묶여있게 되는 기금에 대해서 꼼꼼하게 잘 살펴봐야 하는 건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이를 위한 점검사항은 아래와 같습니다.
 
첫째. 반드시 존재해야 할 기금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기금관리기본법에 따르면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로 사업을 하는 것이 곤란한 경우에만 기금을 설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금의 존속기한을 명시하고 이를 꼭 지켜야 합니다. 이러저런 사유로, 존속의 정당성이 부족한 기금이 관행적으로 유지되고 있을지 모릅니다.
 
둘째. 전문가의 역량이 실제로 보태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설치가 의무화된 기금운용 심의위원회에 금융전문가가 내실 있게 포함되고 그 전문가들이 이해관계자들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심의를 하고 소신껏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야 합니다.
 
셋째. 운용수익의 적정성도 확인해야 합니다. 안전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수익성은 극대화되고 있는지, 형식적이고 행정편의적인 기준으로 안이하게 자금을 운용하는 것은 아닌지, 민간 기업들의 자금운용과 비교해서 부족한 점은 없는 지 조목조목 들여다봐야 합니다.
 
넷째. 특혜나 매너리즘은 없는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수백, 수천억 원의 자금을 예치하면서도 전문지식으로 무장된 금융기관에게 虎口가 되고 있을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어쩌면 기금운용 담당부서가 운용의 시늉만 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주목받는 업무도 아니거니와 관련된 이익단체나 정치인들의 영향력이 부담스럽고 개선을 주장하면 오히려 불이익만 돌아올 것 같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 기금을 예치 받은 금융기관은 땅 짚고 헤엄치기를 하고 있습니다.
 
존재의 필요성이 부족한 기금의 폐지를 유도하고, 금융전문가의 의견과 손길이 충분하게 반영될 방법을 이행하며, 안전성을 지키며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적극 실천하고, 기금의 존폐 및 운용과 관련된 각종 민원에 슬기롭게 대처하는 것.
 
갈수록 낮아져가는 재정자립도를 극복하면서 지방재정의 체력과 건전성을 지켜가는 데 있어 꼭 필요한 일입니다!!
 
****
수년 전, 기금의 폐지를 권고하는 감사결과를 통보한 적이 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관련된 이익단체 관계자에게 항의성 전화가 왔습니다. 그 거친 목소리에 통화 내내 진땀을 뺐던 기억이 새롭습니다.